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반지하라이프(half_지하life)

거미가 알을 낳았다.

우리하프지하에 유독 많은 친구들은 거미들이다. 스파이더 맨 덕분에 친근한 이미지가 많아 졌지만 그리 근육질이 아니다. 천장의 왕만한 거미줄을 남겨두었다. 왜냐하면 모기 친구들과 싸워주길 바라는 작은 마음에서 였다. 하지만 언젠가부터 조그마한 점들을 거미줄에 넣어놓더니 지금은 그 점들이 부화해 새끼거미들이 되었다. 난 의문이다. 이 거미는 짝짓기를 어떤 거미랑 했을까. 거미가 부럽단 뜻이 아니다. 오해말고 듣자. 신기해서 그렇다. 사진보자. ​


까만 점들이 새끼가 수십마리의 거미가 되어 돌아오는 순간 난 생각했다.

죽일까.

질서정연한 우리집의 먹이사슬이 끊어질 것만 같다. 어떻게 보아도 독과점은 너무하기 때문에 결단을 내려야겠다. 모기를 잡아주리라는 내 믿음에 실망을 안겨주었으니 댓가를 치르자. 잔인하지만. 거미야 사회가 잔인하다그러더라. 그래서 나도 짤리고 그러더라. 넌 삶의 지속이라는 인센을 받지 못한거야. 모기퇴출이라는 작업을 수행하지 못해서 가는거야.
아. 나랑 비슷해서 못 죽이겠다. 고민해보자.